내 아이가 발달이 늦는것 같아요.
내 아이가 발달이 늦는 것 같아요.
요즘 부모들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발달이 빠른지 느린지, 정상인지 비정상적인지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인지 “말이 늦어요”, “인지 발달이 느려요” 라는 것이 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부모들의 호소다. 사실 아동의 정신적 발달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있다하더라도 성장 중에 있는 아이들이 향후 어떻게 발달할 것인지는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단지 아이가 발달 장애가 있는지, 특별한 도움이 없이는 정상 발달을 하기 어려운지 진단하고 평가한 후 전문적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정상적인 아동의 경우도 개인에 따라 발달 속도가 판이하고, 개성도 각기 다 다르다. 따라서 특정 발달 검사의 수치만으로 아이의 발달 정도를 단언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다른 아이보다 각각의 발달 영역에서 어느 정도를 성취했는지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린 아이일수록 그 점수 자체가 평생 지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발달지연의 원인에 따라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아이가 타고난 바탕과 주변 환경 두 가지로 생각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임신 때부터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즉, 생후 4~5세까지는 뇌의 구조와 기능이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나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는 뇌의 발달이 정상적일 수가 없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뇌의 발달에 문제가 심각한 경우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다. ‘소아기 자폐증’이란 병명은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귀에 익은 발달 장애 중 하나다. 이 질환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뇌의 발달에 있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엄마가 잘 키우더라도 사회성 발달과 언어 발달에 장애가 발생한다. 하지만 불안이 심해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뇌의 기질적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도 언어 발달의 지연이 올 수 있으며, 이 경우는 불안을 빨리 소실시켜주면 정상적 언어 발달을 되찾을 수 있다. 따라서 아동의 발달이 한두 영역에서 다소 늦거나 빠른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오히려 전반적으로 발달이 적당히 이루어지는가, 정상적으로 적응을 하는가를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출처 :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신의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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