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와 중년의 부모가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
오늘은 사춘기 자녀와 중년 부모의 갈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쓴 책
‘10대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에 있는 한 대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춘기 자녀와 중년의 부모가 만났을 때
… 자녀의 청소년기는 민낯이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내 아이의 몰랐던 기질이 드러나고, 좋다고 생각했던 아이와의 관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부각 되기도 합니다. 아이도 그렇지만 부모에게도 힘든 시기일 수 있습니다.
특히 15~20세의 아이가 정서, 신체, 인지적으로 가장 고양되는 시기라면, 그때의 부모는 발달 단계로 보면 정점에서 내려오는 시기입니다. 에너지도 줄고 인지적 능력도 축소되는 시기이죠. 감정적인 변이가 많아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중년의 위기'라고 말하는 때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간혹 자녀의 청소년 시기를 부모와 자녀가 정면충돌하는 시기라고 보기도 합니다. 특히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사이에서 보완되지 못한 갈등과 정서적 기복이 부딪히면서 서로 예민해지고 비난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시기에 서로가 보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에게 있어 정점에서 내려온다는 것은 사회 활동이 줄면서 점차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전까지 사회적 성취. 높은 연봉, 뛰어난 업적을 추구하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되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집니다. 이것이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사춘기 자녀과 맞물리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에 마일리지, 즉 긍정적 경험들을 쌓아놓지 않았다면, 아이가 부모의 갑작스러운 관심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옷 스타일을 지적한다거나 말투에 관심을 가지고 잔소리를 한다거나 아이들의 하위문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의견을 가감 없이 말하는 것 등이 그 예입니다.
부정적인 접근 방식만 조금 고친다면, 부모가 가정으로 시선을 돌리는 중년의 시기와 자녀의 사춘기가 맞물리는 것은 장점이 됩니다. 위기 상황으로 갈 수 있는 아이를 부모가 상당히 포용해 줄 수 있게 됩니다. 부모가 가정으로 돌아오면서 어른답게 넓은 아량으로 자녀를 수용해 주는 태도가 아이들에게도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됩니다.
이는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는데, 청소년기의 아이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를 듣고 접하면서 새로운 즐거움과 활력을 얻게 되기도 하니까요. 그것이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합니다. 아이들 문화에도 유용하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서로 주고받으면 상호 보완이 될 수 있습니다.’ 지은이 김붕년│펴낸이 김정주│펴낸곳 대성.「10대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p277-p278.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많은 가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입니다.
특히 사춘기 자녀와 중년 부모의 갈등은 더욱 어려운 숙제입니다.
위의 내용처럼 사춘기 자녀와 중년 부모의 갈등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 시킬 수 있다면
부모, 자녀 각자의 발달 단계도 건강하게 나아가면서 가족 구성원 간의 사랑 또한 커질 것입니다.
부모가 중년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사춘기 자녀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갈등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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